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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명산과 문화유산 이야기 (지리산, 내장산, 백암산)

by wktks100djr-lee 2025. 4. 7.

전라도지리산

전라도는 풍부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수천 년에 걸친 문화유산이 함께 어우러지는 역사문화의 보고입니다. 특히 지리산, 내장산, 백암산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산이자, 산속에 숨어 있는 사찰과 전설, 문화재가 어우러진 문화기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라도를 대표하는 이 세 명산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탐방을 안내합니다.

남도의 어머 니산, 지리산과 불교문화

지리산은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에 걸쳐 있는 해발 1,915m의 대한민국 제1호 국립공원입니다. 단순한 높이를 넘어, 한국인의 정신적 뿌리가 깃든 산으로 여겨지며, ‘남도의 어머 니산’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라도 지역의 지리산은 불교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신앙과 수행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지리산 자락에는 수많은 고찰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화엄사, 쌍계사, 연곡사, 실상사 등이 있으며, 이들 모두는 통일신라부터 고려·조선시대를 아우르는 역사를 지닌 사찰들입니다. 그중 화엄사는 백제 시대 창건된 전통사찰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 중 하나인 각황전 석등과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등을 품고 있어 불교문화유산의 핵심지라 할 수 있습니다. 지리산에는 각 사찰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산행 코스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성삼재~노고단~천왕봉 코스는 고산 능선을 따라 진행되며, 화엄사에서 출발해 사찰과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종합 산행 루트입니다.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울창한 숲, 가을엔 단풍, 겨울엔 설경이 산 전체를 감싸며 사계절 모두 감탄을 자아냅니다. 무엇보다 지리산은 단순한 등산지를 넘어, 전통 신앙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지리’는 지혜를 의미하며, 과거부터 선승과 수도자들이 지혜를 구하기 위해 이 산을 찾았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이 지리산을 찾아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있습니다.

단풍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내장산

내장산은 전라북도 정읍시에 위치한 국립공원으로, 해발 763m의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빼어난 단풍과 함께 깊은 역사문화가 공존하는 명산입니다. ‘내장(內藏)’이라는 이름은 ‘산속에 숨은 보물이 있다’는 뜻으로, 실로 이 산에는 보물 같은 문화유산이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화유산은 바로 내장사입니다. 백제 무왕 때 창건된 이 사찰은 이후 고려, 조선 시대에 걸쳐 번창하며 수많은 문화재를 남겼습니다. 현재는 대웅전, 종각, 요사채 등 전통 한식 건축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가을 단풍철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사찰 중 하나입니다. 내장산의 전설도 흥미롭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이 산에 머물렀다고 하며, 이 때문에 내장산은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내장사 주변의 이름들(원적암, 백련암 등)과 산 전체 분위기에서 느껴지며, 탐방객들로 하여금 마치 고대 신화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등산 코스로는 내장사~원적암~망해봉~내장사 순환코스가 대표적이며, 총 소요 시간은 약 3시간 내외로 초보자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가을철에는 붉게 물든 단풍터널과 고즈넉한 사찰 풍경이 어우러져 ‘대한민국 가을 산행지 1위’라는 명성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내장산은 짧은 시간 안에 산, 문화, 전통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종합 힐링 공간입니다. 특히 단풍철 외에도 봄철 벚꽃, 여름 녹음, 겨울 설경으로 사계절 아름다운 명산입니다.

설화가 살아 숨 쉬는 백암산과 백양사

백암산은 전라남도 장성군과 전북 정읍시의 경계에 위치한 해발 741m의 산으로, 내장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나 독립된 입구와 고유한 역사적 정체성을 가진 명산입니다. 백암산이라는 이름은 겨울에도 흰 암벽이 드러난다 하여 붙여졌으며, 그 기암절벽과 수려한 계곡은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암산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유산은 단연 백양사입니다. 신라 무열왕 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이 사찰은 원래 백학이 내려앉은 명당이라 하여 ‘백학사’로 불리다가, 이후 백양사로 개칭되었습니다. 이 설화는 오늘날까지도 전해지며, 실제로 사찰 인근에서는 백학(흰 두루미)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백양사에는 국보 제273호인 쌍계루, 보물 제944호 백양사 대웅전, 문화재자료 제163호 백양사 사적비 등이 보존되어 있으며, 특히 사찰 뒤편으로 이어지는 약사암은 조선시대 고승들이 머물던 수행처로 유명합니다. 백암산 전체가 하나의 신앙 공간으로 작동했던 흔적입니다. 등산로는 백양사~백학봉~약사암~백양사 원점회귀 코스가 대표적이며, 왕복 3시간 이내의 완만한 코스로 구성돼 있어 초보자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습니다. 백학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장성호와 호남평야는 백암산 산행의 백미입니다.

전라도의 명산은 아름다운 자연만큼이나 깊은 역사와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지리산의 불교 정신, 내장산의 사찰과 단풍, 백암산의 전설과 유산은 각각 독립적인 매력을 지니며, 동시에 남도 문화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이번 산행에서는 걷는 발걸음마다 이야기가 있는 전라도 명산을 찾아, 자연과 전통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